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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에게 쓰는 이야기

by ☆제이니★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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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에게 쓰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고 힘들어하시는 흙수저 분에게 전해드립니다.

흙수저에게 쓰는 이야기

흙수저
흙수저

안녕하세요 글을 읽기만 하다가 용기내어 편지를 써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앞으로 제 다짐을 더욱 다지기 위해서입니다.

흙수저에게 쓰는 이야기 목적

먼저 저는 40대 초반의 남성이며, 남들 말하는 흙수저 출신으로, 집값은 나쁜 다주택자들이 올려놓은 허상이라 생각하고 사는 전갈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제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남들에게 주워들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죠.

세상은 불공평하며 부자들을 손가락질했지만, 제 안에는 나 역시 언젠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찬, 스스로 손가락질하던 사람들보다 더 나쁜 이중적인 인간이었습니다. (그땐 몰랐고 돌아보니 그렇더군요)

흙수저 과거 이야기

2012년 결혼할 때에도 신혼집으로 매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세집만 알아보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생겼고,
조리원에서 갓 돌아온 아이가 있을 때, 주인에게 집을 비워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안고 집을 알아보려니 막막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내 뜻과 상관없이 이사를 해야한다는 현실이 슬펐습니다.

맞벌이였던 저희 부부는 육아와 복직을 고려해 주말부부의 길을 선택했고
그 이후로 청약에 대해 알아보며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자산은 분양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랐을 뿐 아니라
그런 고민도 당첨이 된 행운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란걸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 없었습니다.

그러다 와이프의 선배에게 어느 동네를 추천받았고,
생애 처음으로 매수를 위해 부동산에 갔다가 덜컥 계약까지 하고 오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부동산에 가서 갭투자라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더 큰 문제는 다른 동네는 알아보지도 않고 여기 좋다며 계약을 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흙수저 부동산에 눈뜨기 시작하다

흙수저-금수저
흙수저-금수저

어쨋든 내 집 장만을 했고 그 때부터 집값(나의 집값)에 제 모든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카페에 가입한 것도 이 무렵입니다.
그때부터라도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어야 했는데,
내가 산 동네 집값만 올라라~ 기도만 하고 어떤 공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인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글이었습니다.

처음 본 글이 무슨 글인지는 기억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상적이었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경외심이 들었던 것 같네요.
그 이후로 글이 올라오면 저희 부부는 꼭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죠.
당시 사투리로 구수하게 글을 쓰신걸로 아는데,
저희 부부는 한때 그 사투리를 따라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부자에 대한 인식과 경제에 대한 마인드가 조금씩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이후 서울 집값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지만 정말 제가 산 집만 빼고 다 올랐습니다.
2년 정도가 흘렀는데 1억이 채 되지 않는 상승을 한 반면,
같은 갭으로 다른 동네를 샀다면 3억까지도 올랐을 거란 사실을 깨닫곤 억울했습니다.
(그마저도 올라준게 다행이긴 합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곳은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산 제 잘못이란걸 깨달았습니다.
하루빨리 전세대출을 갚고 전세퇴거금을 마련해야 내 집에 입주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거비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시댁에 들어가 살기도 했습니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작성중입니다.
나름 저희 가계의 재무제표도 써보고 있습니다.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아기곰님 책을 읽고 자산상태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분기마다 새로운 마음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흙수저 2주택의 길

결국 지금 이 집만으론 안되겠다 생각하여 스스로 그렇게도 욕했던 2주택의 길을 걷게 됩니다. 두 번째로 서울 시내 재개발 물건을 사들였습니다. 잔금 치르고 3일만에 강력한 8-2대책이 터졌습니다.

당시엔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내가 뭘 하기만 하면 다 끝물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 주식이었다면 바로 손절했을 것도 같은데 부동산이라 바로 팔 수 없었습니다. (사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와이프가 둘째를 출산하고 시댁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거비 절약을 위해 왕복 2~3시간의 통근길을 자처하게 됩니다.
주말부부로 회사 앞에 살며 늦잠이 습관이던 게으른 제가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엔 출퇴근 버스에서 기절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버스에서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고, 그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카페의 의 책이 있다는 사실도 그 무렵에 알았고 부의 본능도 그때 버스에서 읽은 듯 합니다. 머리가 많이 깨어졌고, 그래도 일부분 저희가 책의 내용에 해당되는 부분도 있는 듯 하여 나름 뿌듯해하며 당시 어려움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와이프의 복직 이후를 생각하자 최초에 사 놓은 집이 다소 애매했습니다. 이런 것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저질렀을 정도이니 지금 제가 봐도 한심했습니다.

결국 제일 처음 산 집을 팔고(와이프 직장에서 멀었기에) 회사 근처의 비슷한 가격의 집을 알아보게 됩니다. (참고로 제가 판 그 집은 2년간 1억 정도 올랐고, 제가 매도한 직후 6개월간 3억이 올랐습니다.ㅠㅠ)

근처에 가격을 그나마 맞출 수 있을만한 단지 1~2군데를 골라놓고 그곳의 좋은 매물(RR)만 노렸습니다. 당시 휴직중이던 아내는 부동산에서 전화만 오면 시댁에 아이 맡겨두고 지하철로 1시간 거리를 달려나갔습니다.

흙수저 3주택의 길

그렇게 그 단지의 모든 집을 다 보고는 남산 타워가 쨍하게 내려다보이는 그림같은 집을 신고가에 매수했습니다.

3번째 매수였습니다. 그리고 전세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저희는 20평형 구축에서 출퇴근 2~3시간을 하며 몸테크를 하며 돈을 또 모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남산이 보이는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가구도 사고 이것저것 새 집에 맞는 것들을 장만했죠. 신혼 첫 전세집에서 쫓겨날 때 간난 아기는 어느듯 초등학생 학령기가 되었고,
초품아였던 저희 집은 학교 보내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내 집에서 평생을 보내며 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무슨 마음이 든 것인지... 안주하고 싶지 않더군요.

흙수저 복잡해지는 재건축

재개발 물건과 현재 거주중인 집을 매도하고 더 큰 목표로 나아갈지,
재개발이 완공되면 전세/월세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나가는게 맞을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양도세 비과세에 새로운 중과 규제까지...
계산이 복잡했습니다.
결국 강남에 문제가 있어 가격이 다소 눌려있던 재건축 조합원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집 두 채를 팔고 재건축 아파트에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데 저희의 모든 돈이 필요했습니다
(영끌).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 살지?
목돈이 부족하니 월세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30평대 신축(나름)에 살다가 월세 금액 맞춰 다시 20평형 구축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동안 주말부부,
시댁살이,
통근도 2~3시간 걸리는 것을 자처하며 살았고,
나이 40이 되었는데 왜 이 고생을 더 해야할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결단을 내렸더군요.
남산이 보이는 평생 행복할 것 같은 내 집에서 채 1년도 살지 못하고 결국 떠돌이 생활(전월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저희 재산의 대부분이 강남에 묻혀 있고 4인 가족이 20평대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집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럭저럭 좋게 생각하며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살고 있습니다.

먼 통근길을 오가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출근 준비하던 습관을 발전시켜 지금은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 운동, 독서, 신문 등을 보는 습관을 들여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저 혼자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제 부인도 저를 따라하더니
지금은 저보다 더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흙수저 미래를 꿈꾼다

요즘 저희 부부는 매일 새벽 5시부터
식탁에 마주 앉아 자기 계발과 경제에 대한 책을 읽고, 꿈과 목표에 대해 공유하고,
서로 보고 읽은 것을 이야기하며 매일 아침을 보내고 있습니다.

집값을 올려놓은 다주택자와 부자들을 손가락질하던 그 젊은 전갈이 전세집에서 쫓겨나며 부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고,
경제를 배워가는 과정에 있어 부동산 카페에서 의 글을 접하기 시작하며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부의 본능/인문학 시리즈를 읽으며 '돌띠'를 깼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몰빵되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식을 공부하며
남은 소액과 월세 내고 남는 돈을 조금씩 모아 미국과 한국주식에 7:3 정도로 분할 투자하며 공부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진 못했지만 곧 이룰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셔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만약에 제 글을 소개해주신다면,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도 제가 살아온 길을 간략하게나마 공유하는 것이 그 분들이 용기를 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아직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분이 있다면 어서 사고의 틀을 깨는데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긴 글을 올립니다.

쓰다보니 너무 재미없이 사실의 나열만 한 것 같네요.

부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을 통해 깨우쳤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부자가 되어도 겸손하게 바른 인성으로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좋은 인싸이트 글 계속해서 공유해주시면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욕하는 일부 사람들은 알아서 신경쓰지 않으시리라 믿지만,
그래도 무시하시고 힘내십시오.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날에 다시 편지 드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흙수저에게 답장

축하드립니다. 님은 이제 성공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시면 결국엔 성공하시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은 어떤 꿈과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과정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쉽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님은 스스로 마인드를 바꾸셨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시고 스스로 행동과 삶을 바꾸셨습니다.

누구나 마인드를 바꾸면 인생을 바꿀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신 분이십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분들이 지난날 실패의 경험으로
좌절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얼어붙어선 채로 세상을 원망하고 패배감에 힘들어 합니다.

님이 소개해주신 생생한 증언이 다른 분에게도 전해져서
그분들도 님처럼 용기를 내어서 도전하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긴 사연 보내주셔서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님의 가정에 평화가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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